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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은아 넌 축복이야/2024

누군가를 평가하는 기준은


결국엔 본인도 그 기준으로 평가당할 수 있단걸 왜 모르지?

꽤 오래 알고지내던 지인이 무작위로 뜨는 것도 아니고 경계선?같은 사람들이 올리는 릴스를 조롱하기 위해 모아둔 악의적인 계정을 팔로우했다. 그리곤 거기에 나온 사람들한테 악플 단 것이 내게도 떴다. 누가봐도 지능이 정상범위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이다보니 외모를 꾸미지 못할 수도 있는건데 치열 신기하다, 못생겼다 이런 식으로 댓글 쓰는 거 보고 정말 놀랐다. 그 사람은 페미니스트로 처음 접했고 언제나 깨어있는 사람의 행보를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. 적어도 내가 그 사람을 처음 알게 된 경위는 그랬다. 여하튼 문제의 그 댓글을 보고 그 지인 인스타에 들어가서 피드를 쫙 훑었는데 자기도 못생기고 뚱뚱하다는 것이 아이러니했다... 본인 누굴 욕할 때가 아니세요;

솔직히 남 외모 알 바 아니잖아?
그런데 누군가를 외모로 평가하는 말을 드러내놓고 하면 자기가 말한 기준으로 자기가 평가 당할 수 있단걸 왜 모르는지...
수면 아래에 묻어두었을 때는 예의과 상식 그리고 교양이라는 미명하에 평가의 대상이 아니지만 그 기준의 칼날을 꺼내든 순간 본인도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. 세상엔 오직 나만 잘난 것이 아니니까.

우리의 육체는 갈수록 점점 더 계급화 되어가고 있다. 육체의 계급화가 가장 고약한 것인데 우습게도 가장 계급적이지 않은 척 한다. 가장 조용한 차별이고 가장 생리적인 차별이고 처음이자 마지막인 차별이고...

누구도 정확한 수치를 제시할 수는 없으나 분명히 존재하는 정상의 기준 그 선 너머의 신체들. "못생기고 뚱뚱하고 우스운 장애를 가진 비정상적이고 기묘한" 육체들을 향한 비난은 할 말을 잃게 만들만큼 원색적이다.

후드식 유머랍시고 인종차별 개그가 "쌈@뽕하다"고 평가받는 이 금수의 시대. 짧은 영상을 통해 타인의 삶을 유추하는 것은 너무나 쉬워졌다. 그러나 엿보기 구멍이 있어 내가 타인을 엿본다면, 나 또한 엿보아 질 수 있음을 알아야한다. 별 생각 없이 댓글을 단 한 문장이 당신의 전체 인생을 보여주니까.

나도 자중해야지...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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